본문 바로가기
『 포장일기 』

2025년 02월 14일 금요일 맑음 (사람 대하는 게 가장 어렵다)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5. 2. 14.
반응형

 

새로 입사한 사람이 왔다. 다른 곳으로 떠나는 사람과 다른 곳에서 오는 사람들이 움직이는 시기인데, 가장 먼저 이동하는 사람들이 입사해서 기초 교육만 받은 이들 되시겠다.

기존에 있던 사람들은 새로 오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한다. 입사한 지 얼마 안 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러저러한 것들이 궁금해서 별에 별 얘기를 다 하기 마련.

나는 익숙한 사람이 어색한 사람을 상대로 으스대는 걸 무척이나 싫어하는지라, 새로 온 사람들에게 최대한 친절한 모습을 보이려 한다. 아니, 했다.

있는 얘기, 없는 얘기 다 해가면서 나름의 친절을 베풀었다 생각했는데 그게 좋은 게 아니더라. 나중에 첫인상이 좋지 않았다는 얘기를 들을지언정, 입 다물고 있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지난 해 들어온 신입 사원들은 자기들끼리 뭉쳐 다니며 소위 친목질을 하고 다녀서 그로 인한 부작용을 이루 말할 수가 없다. MZ고 나발이고, 기본 상식이 있으면 저럴 수 있나 싶을 정도로 형편없다. 그러니 새로 온 사람들을 경계하게 된다.

 


 

어제가 신입의 첫 출근이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 사람, 저 사람이 붙어 별에 별 얘기를 다 하더라. 그 중에는 내가 본 모든 사람 중 근무 태도가 가장 형편없는 작자도 있었다. 입사한 지 2년 밖에 안 됐는데 근무 시간에 자고, 휴게실에 숨어서 자고, 담배 피우러 간답시고 자리 비워서 한~ 참 있다 오는 ㅺ. 뭘 믿고 저 따위로 근무하나 싶은데, 자기 후배 들어왔답시고 하는 말이 가관이다. 기존에 있던 사람들은 타성에 젖어 하던대로만 일 한다면서, 자기는 창의적으로 일해서 나름의 성과를 올렸다고, 그렇게 해야 한단다. 하... ㅽㅺ, 질알 염병 떨고 자빠졌네. 근무 시간에 잠이나 처 자지 말 것이지.

정말 어이 없는 건, 저 형편없는 ㅺ가 신입을 먼저 접했는데, 다른 사람들이 어떤 것 같냐고 물었더니 험담을 줄줄이 늘어놨다는 거다. 자기랑 입사 2년 차이 밖에 안 나는 사람을 상대로 험담을 해서 첫인상을 작살냈으면서, 그 앞에서 다른 선배들은 까고 자기는 으스댄다. 근무 시간에 처 자는 꼴을 보고 기본이 안 됐다고 생각했는데, 하는 걸 보니 가관이다. 경력이 쌓이고 승진해서 계급이 올라가면 얼마나 더 상종 못할 게 될지...

 


 

집에서 편히 자도 두 번, 세 번을 깨는데, 당직 중에는 제대로 잘 수 없다. 자정이 지나 잠깐 눈을 붙였는데 두 시간도 못 잤다. 그 뒤로는 뜬 눈으로 보냈다. 집에 왔는데도 그닥 졸리지 않아서 컴퓨터 앞에 앉아 빈둥거리다가, 자동 세차장에 가서 세차를 하고 마트에 갔다. 마트에 있는 미용실에 들러 머리를 깎았는데 24,000원이나 받는다. 시장 이발소 가격의 두 배다. 그렇다고 원하는대로 잘라줬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돌격 머리를 원했는데 어중간한 스포츠로 깎아놨다. 맘에 안 든다. 비싸기만 오질라게 비싸고. 다음부터는 그냥 시장 이발소에 가서 깎아야겠다.

낡디 낡은 의자에 앉혀서, 꾸질꾸질한 보자기를 덮어 씌우고 꼬랑꼬랑 냄새 풍기며 깎아주는 게 딱히 맘에 들지 않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뭐...

돌아오는 길에 도서관에 들러 책을 반납하려 했는데, 무인 반납기가 아예 다 없어졌다. 책 넣는 구멍만 뚫린 쇠로 만든 네모난 통도 없어졌고, 전자식으로 반납하는 기기도 없어졌다. 그냥 돌아와야 했다.

 


 

차를 보니 세차를 해서 그나마 나아지긴 했지만 깨끗하다고 느낄 정도는 아니다. 말도 못하게 더러웠다에서 더럽지는 않네 정도? 대충 닦고 숙소에 들어와 일기 쓰는 중이다.

새조개를 사서 샤브샤브를 먹으려 했는데, 조업을 못해서 물량이 없단다. 2주째 물 먹고 있다. 직접 가도 못 사냐니까 헛걸음할 가능성이 높단다. 에효...

어디라도 다녀올까 하고 비번에 휴가를 붙여 4일을 쉬려 했는데, 딱히 갈 데도 없고 할 것도 없다. 아버지한테 다녀올까 했는데 오늘은 이미 늦어서 출발하기 좀 그렇고, 내일 가자니 주말이라 내키지 않는다. 금산 여관에 다녀올까 했지만 그것도 그닥이고.

 


 

내 얘기를 잘 들어주고, 친절하게 대해주는 분이 계신데 그 분과 친하게 지내는 사람이라 나도 아군이라 생각하고 좀 편하게 대했더랬다. 그런데 요즘 적아식별을 다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친한 사람과 친하다고 내 편이라 생각하면 안 되겠다 싶더라. 적까지는 아니어도 친한 사람은 아니라고 판단을 다시 했다. 대하는 것도 달라져야 하겠지. 거리를 둬야겠다.

 

사람 대하는 게 참 어렵다. 쉽지 않다.

 


 

프로그램 짜다가 마무리 짓지 못하고 그냥 왔는데, 내일 사무실에 들어가서 어떻게든 끝을 보고 와야겠다. 오늘은 한 잔 마시고 일찌감치 자야지.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