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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  행 』

2025 일본 여행 Ⅷ - 마쓰야마 우치코 당일치기 (역사민속자료관/가미하가 저택)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5.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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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는 쓰/쯔/츠 등으로 다양하게 발음됩니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앞에 오는 글자, 뒤에 오는 글자에 따라 발음이 달라지는데 우리나라는 '마쓰야마'로 통일하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저는 '마츠야마' 쪽이 보다 더 실제 발음에 가깝다고 생각하지만, 많은 곳에서 '마쓰야마'로 표기하고 있기에 될 수 있으면 그렇게 쓰려고 합니다.


 

 

《완만 전차가 서 있어서 우치코로 가냐고 물었더니 안 간단다 》

 

 

시간표가 있어서 확인해보니 우치코까지 가는 특급을 타려면 꽤 기다려야 했다. 플랫폼에서 달리 할 것도 없어서 음료수 뽑아 마시겠답시고 역 건물 밖으로 나갔다. 플랫폼에도 자판기 있었는데. -ㅅ-


귤 젤리라고 쓰여 있는 음료가 있어서 뽑았다. 투명한 사각형의 젤리가 들어있는, 코코팜 같은 음료수일 거라 생각했는데, 귤 맛이 나는 콧물이었다. 페트도 말랑말랑하지 않은 뻑뻑한 재질이라 눌러 가며 짜먹느라 힘들었다. 다 먹고 나서 포장지를 벗기다가 '우리나라 음료 회사들은 깔끔하게 벗겨지는 포장지를 왜 못 만드는 거냐'고 짜증내고. 저 생각만 726,893번은 한 것 같다.

 

 

급행이 와서 올라탔다. 이요오즈에서 10분 정도만 가면 우치코인데, 그 짧은 시간 동안 검표하러 왔다. 귀신 같다. 무임 승차는 엄두도 내지 말아야 한다. ㅋ

 


 

역 앞에 오래된 증기 기관차 한 대가 서 있는데 사진을 찍으려 했더니 한국 남자 애 둘이 와서는 한 명이 찍어주고 한 명이 찍히고 있다. 사람이 없는 사진을 찍고 싶었기에 그냥 지나쳤다. 구경할 거 하고 나서 돌아와 찍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구글 지도에 목적지를 찍고 걸어서 이동했다.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는, 한적한 시골 마을이다. 한국과는 확실히 다른데, 뭐가 다르냐고 물으면 대답이 궁하다. 한국은 집만 있는, 가게가 없는 거리를 보기 드물다는 게 차이일까? 그건 아닌 것 같다. 한국에서는 어디를 가도, 아무리 깡 시골을 가도 2층 이상의 건물이 눈에 들어오는데 일본은 어지간해서는 2층을 넘는 건물이 보이지 않으니 하늘 보기가 좋다는 차이일까? 아무튼, 흙길이면 더 좋겠지만 아스팔트로 포장된 길도 나쁘지 않다. 길 양 쪽으로 나무로 된 옛 집에 늘어서있는 일본의 시골 길을, 천천히 걷는다. 마침 날씨도 걸으며 여행하기에 딱 좋았다.

 

《 얼마 걷지 않아 우치코자에 도착했지만 공사 중이라 들어갈 수 없다 》

2024년 9월부터 공사를 시작했고, 4년이 걸릴 예정이라 한다. 단언할 수는 없지만 다시 마쓰야마에 갈 생각은 없으니 우치코자를 살아서 볼 수는 없지 않을까 싶다. 그나저나, 분명 개관중이라고 쓰여 있는데 공사 중이라 못 들어간다고 되어 있으니 신기하다. 저런 안내를 허투루 하지 않는, 꼼꼼한 일본인데 말이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본의 시골 붕괴에 대해 걱정하는 기사가 꽤 있었던 것 같은데, 이대로 가면 우리도 위험하다는 식의 기사였던 것 같은데, 이제는 우리 쪽이 훨씬 심각해진 것 같다. 하긴, 출산율이 형편 없으니까. 게다가 죄다 대도시로 몰리는 중이고.
일본도 마찬가지라서, 위 사진에 보이는 시골의 의원 같은 곳은 대부분 문을 닫았다. 백령도 진촌에 약국이 달랑 하나 있는데, 거기 약사님이 나이 들어 운영하기 힘든 상태가 되어버려 문을 닫았단다. 인천에서 사람이 파견되었는데 몇 달 뒤 다시 문 닫았다고 들었다. 검색해보니 2022년에 폐업했고 2023년에 다른 약국이 문을 열었다고 하네.

 

《 일본 시골에 가면 깡통을 잘게 잘라 만든 바람개비가 돌아가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

 

 

 

 

 

《 한자를 읽을 줄 아는 사람은 정체를 알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짐작조차 못 할 거다 》

교회다. (⊙_⊙;)

 

《 경사로에 위치해서 삐딱해보이는데 사는 데 지장이 있거나 하지는 않겠지? 》

뭔가, 후키야 후루사토무라에서 봤던 모습과 비슷한 느낌이라 반가웠다. 만약 일본에서 살 수 있다면, 위 사진 속 집 같은 곳에서 살고 싶었다. 저 큰 집을 혼자 다 쓰는 건 무리일테니까, 2층 만이라도.
창문을 열면 바로 아래로 지나는 사람이 보이는 거지. 비가 오는 날, 점점이 더 짙은 색으로 변해가는 아스팔트를 보면서, 맥주를 홀짝이는 거다. 여러 색깔의 우산이 흔들리며 지나가는 걸 보고, 가끔 느린 속도로 달리는 자동차가 고인 물을 튕겨내는 소리를 안주 삼아, 그렇게 낮 술을 마시는 거지. 1년 정도는 그런 집에서 유유자적 살고 싶다.

 

《 풀로 만든 친환경 풀벌레가 장식되어 있었다. 메뚜기인지 방아깨비인지 모르겠다. ㅋ 》

 

 

 

 

 

마사미 님과 후키야에 갔을 때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옛 부잣집을 구경하면서 실제 살고 있는 분의 설명을 들을 수 있었더랬다. 지금도 일본은 집집마다 현금을 어느 정도 보유하고 있는데, 예전에는 버는 족족 죄~ 집에 보관했을 게다. 그건 일하는 하인들도 알고, 하인 친구들도 알 거다. 하인 친구들 중에는 질 나쁜 녀석들도 있었을 거고.
그래서, 옛 부잣 집에는 숨겨진 공간이 엄청나게 많았다. 심지어 밖에서 보면 장농인데 3단 변신을 거친 끝에 숨겨진 방으로 들어가는 문이 되는 장치도 봤다. 여기도 분명 그런 게 있을 법 한데, 안내가 부실해서 제대로 볼 수 없었다. 아쉬웠다.

 

 

 

《 보기 좋은 푸세식이 냄새도 좋... 을 리가 있나 》

 

 

 

 

 

 

 

 

 

 

 

 

 

 

 

 

 

 

 

 

 

 

 

 

 

 

 

 

 

 

 

 

어슬렁~ 어슬렁~ 구경을 하긴 했는데, 중간에 안내해주시는 분의 설명도 듣긴 했는데, 딱히 인상적이지 않았는지 메모 앱에 남겨놓은 기록이 전혀 없다. 사진만 남아 있는데 머리 속에 남아있는 것도 거의 없어서 사진만 올릴 수밖에.

 

《 8㎜ 카메라가 주는 재미라... 지금은 골동품 취급 받는 제품일 건데, 광고 현수막이 아직도 걸려 있다 》

 

《 술 파는 가게가 눈에 들어와, 방앗간을 지나칠 수 없는 참새가 자연스레 입장했다 》

 

《 역 앞에 서 있던 증기 기관차가 심상치 않더라니... 역시 은하철도와 뭔 관계가 있는 동네인 모양이다 》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는데 공부를 전혀 안 하고 갔기 때문에 아는 게 없다. 그저, 자그마한 술이 있으면 한 병 살까 싶어 간 것이었는데, 막상 병을 보니 저걸 어떻게 들고 다니냐 싶어 포기했다. 낯선 외국인이 스윽~ 들어와 두리번거리며 구경만 하다가 아무 것도 사지 않고 그냥 나가는데도 사장님은 친절하게 인사를 해주었다. 보이기 식 친절이라 해도, 가게에 갔을 때 저렇게 해주면 대접받는 기분인지라 다른 사람에게 추천이라도 하기 마련이다.

 

《 사진으로는 잘 안 보이는데, 방역차 수준으로 하얀 연기를 마구 뿜어 올리고 있었다 》

 

《 뭔가 싶어 가까이 가서 봤더니 고등어를 굽고 있었다 》

어렸을 때에는 갈치도 먹었고, 고등어도 먹었었는데, 나이 먹으면서부터 안 먹게 됐다. 남들은 다 안 난다는 비린내가 작렬하는 거다. 근처도 안 갔다. 지금도 생선 회는 안 먹는다. ㅇㅅ에서 학원 강사로 일할 때에는 회식할 때 횟집으로 가면 나는 원장님 친구인 사장님이 특별히 만들어준 달걀 프라이를 안주로 먹을 정도였다. 그나마 조금 나아져서 생선 구이는 먹는 편인데, 그냥 있으니까 먹는다 정도지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런 나인데, 저 비주얼에 압도 당했다. 생선을 굽던 할저씨는 내가 관심을 보이자 귀찮다는 듯 생선을 두고 가게 안으로 들어가버렸다. 뭔가 찝적(?)거리면 안 되는 분위기 같아서 그냥 가던 길 마저 가려 했지만 나도 모르게 두 번, 세 번 뒤돌아보게 되더라.

결국 다시 가게 앞으로 가서 구경을 하다가, 용기를 내어 미닫이 문을 열고 고개를 들이 밀었다. 가게 안에 있던 할저씨와 할줌마가 뭔가 싶어 쳐다 본다. 혹시 가게 안에서 먹을 수 있냐고 물으며 눈은 이미 가게 안을 훑고 있었다. 가게 안에는 테이블과 의자가 전혀 없었다. 역시나... 안 된단다. 미련을 버리지 못해 포장만 되는 거냐고 다시 한 번 물었더니 그렇다고 하더라. 포장해달라고 해서, 가게 근처에 쭈그리고 앉아서, 아까 그 술 파는 가게에서 사케 한 병 사다가, 혼자 망중한을 즐기고픈 마음이 간절했다. 지금 사진을 보니 왜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 엄~ 청 후회가 된다.

 

《 진~ 짜 맛있어 보였는데... 》

 

 

다시 역으로 돌아와 역경 끝에 맺어진 커플 주위를 빙빙 도는, 쌍팔년도 연출처럼 열차 주변을 돌면서 사진을 찍어댔다. 몇 년식 무슨 무슨 열차 하는 식으로 설명이 장황한 철덕들이 수두룩하던데, 나는 그냥 평소 보기 힘든 거니까 찍어댄 거다.

 

 

 

 

 

 

먹은 게 없으니 속이 허하다. 뭐라도 먹었음 싶은데, 근처에 음식을 파는 가게는 보이지 않았다. 자판기 앞으로 갔더니 스프가 있다. 게에 대한 절대 신뢰가 있는 사람이기에, 꽃게랑을 물에 녹여도 기본은 한다는 마인드이기에, 망설임 없이 뽑았다. 손으로 잡고 있기 힘들 정도로 뜨겁다. 따악~ 뚜껑을 따고 한 모금 들이키는데... 아, 반백 년 가까이 살면서 처음으로 게한테 배신 당했다. 너는 게가 아니다. 게는 고사하고 ㄱ도 아깝다. 안에 뭔가 들어있긴 한데 게 살이 아니라 씹다 뱉은 밥알 같다. 하긴, 100円 짜리인데 뭘 기대하겠어. 하지만 사진과 그림이 너무나도 먹음직스러웠단 말이다.

 

 

 

《 특급은 14시 53분에 온다. 40분 넘게 기다려야 한다. 》

30분에 오는 일반 열차를 타기로 했다. 배가 너무 고프다. 게 스프를 사칭한 정체 불명의 음료에 배신 당해서 배고픔의 상처가 더 벌어졌다. 게로 입은 상처는 게로 치유해야 한다. 그래, 카니도라쿠에 가자! 15만 원을 써서 사케와 게 코스 요리를 먹고 나오면서 내가 미쳤지~ 하고 후회하자!

 

《 지금 쓰지 않으면 언제 쓸 거냐 》

 

 

《 누가 보면 사진 잘 찍는다고 칭찬해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어깨에 힘이 들어간 사진 》

 

 

하지만 마쓰야마 역까지 이동하는 사이에 마음이 바뀌었다. 카니도라쿠는... 너무 비싸다. 지출이 크다. 그 돈 아꼈다가 나중에 속초에 가서 대게 먹자. 코코이치방야에 가서 카레를 먹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이미 머리 속에 게가 들어왔기 때문에 어떻게든 먹긴 해야겠다. 저렴하게 게를 먹으려면... 회전 초밥 집에 가면 된다.

응? 생선 싫어한다고 하지 않았나? 맞다. 생선 싫어한다. 특히나 날 생선은 더 싫어한다. 그래서 초밥 먹으러 가면 오징어, 조개, 게, 이런 것만 먹는다. 그래도 어른이랍시고 달걀 초밥이랑 군함 초밥 같은 건 잘 안 먹는다. 엣헴~ (할 일이냐)

 


 

마쓰야마 역에서 스시로까지는 꽤 걸어야 했다. 하루 종일 걸어서 힘이 많이 빠진 상태였던지라 괜한 짓을 하는 건가 후회가 되기도 했다. 게다가 시내 중심부가 아니라 공항에서 올 때 봤던, 외곽 쪽으로 빠지는 길이라 좀 쓸쓸했다.

 

《 도착! 》

 

《 다른 설명 없이 라멘이라고만 되어 있었던 것 같은데, 데운 간장국에 담긴 면이 나왔다 》

 

《 이 녀석이 몹시 훌륭했다 》

예전에는 혼자 회전 초밥 집에 가면 거의 10만 원 가까이 나왔더랬다. 맥주도 몇 잔 마시고, 도는 족족 접시를 집어들어 먹다 보면 그렇게 됐다. 그런데, 확실히, 늙으니까, 양이 준다. 라면 먹고, 맥주 마시고, 초밥은 몇 접시 안 먹었는데도 배가 불러온다. 허겁지겁 먹어서 금방 배가 차버린 걸까?

스시로는 레일 위를 돌고 있는 접시를 내려서 먹어도 되고, 태블릿으로 주문을 해서 먹어도 된다. 태블릿은 어설프긴 하지만 한국어를 지원하기 때문에 일본어를 전혀 못 하는 사람도 어렵지 않게 이용할 수 있다. 태블릿으로 음식을 주문하면 시간이 좀 지난 후 태블릿의 스피커로 몹시 우렁차게 음식이 곧 도착한다고 알려준다. 그리고 잠시 후 내가 주문한 음식이 내 앞을 지나가니까 그 때 내리면 된다. 어떻게 타이밍을 맞추는지 신기할 따름. 태블릿은 무선으로 동작하는데 배터리 수명이 다 된 건지 거치대에서 내린 지 30분도 안 된 것 같은데 배터리 없으니 거치해달라고, 살려달라고 목숨을 구걸해왔다.

 

3,000円 조금 넘게 나왔다. 계산해달라고 하면 종업원이 와서 접시를 세어 보고 종이를 뽑아 준다. 그러면 카운터로 가서 그 종이의 QR을 스캔해서 결제하는 시스템이다. 종업원이 와서 계산을 해주지 않는다. 몇 번 다녔으니 기억할 만 한데, 그걸 홀랑 까먹고 어버버~ 하고 있으니 직원이 와서 도와줬다.

현금이 넉넉하긴 했지만 카드로 냈으면 싶어서 국민 비자 카드로 긁었더니 묵묵부답. 마스터 로고가 선명한 트래블 패스 카드로 다시 시도해봤지만 역시나 실패. 결국 현금으로 냈다. 여행할 때 환전 없이 어쩌고 하면서 별에 별 광고를 다 하더니, 정작 결제가 안 된다. 어쩌라는 건지...

 

도고 온센까지 가는 버스가 있다면 타고 싶었지만, 한 번에 가는 버스가 없다. 갈아 타느니, 그냥 익숙한 걸 이용해야겠다 싶어 왔던 길을 고스란히 되짚어 갔다. 노면 전차에 오르니 한국 사람으로 바글바글하다. 마쓰야마 시는 한국 관광객이 뿌리는 돈 때문에 적잖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더라. 요나고보다 훨씬 많다.

 


 

전차에서 내려 숙소에 갔더니 거실에 순례자들의 것으로 보이는 짐이 가득하다. 한 때 산티아고 순례 길을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는데,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은 시코쿠 순례 길을 걷는 사람들이 꽤 보이더라. 대단하다, 진짜. 오사카에서 오카야마까지 걸어가겠다고 큰 소리 쳐놓고 130㎞ 걸은 뒤 포기한 내 입장에서는 초인 같은 사람들이다.

 

캐리어를 가지고 거실로 가서 짐을 정리하고 갈아입을 옷을 꺼낸 뒤 샤워를 마쳤다. 여행 3일 차, 빨래가 제법 쌓였다. 마침 숙소 근처에서 동전 빨래방을 발견했기에 이용하기로 했다.

 

《 빨래와 건조가 한 방에 되는 기기가 비어 있어서 냉큼 빨래를 던져 넣었다 》

빨래와 건조까지 하는 비용이 1,000円이 안 된다. 한국보다 저렴하다. 일본도 미쳐 날뛰는 물가 때문에 말이 많지만, 우리나라가 워낙 발광 중인지라 쨉이 안 된다.

세탁기를 돌려놓고 편의점에 가서 가리가리군 하나 사 입에 물고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녔다. 도고 온천이  『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에 나오는 온천의 배경이기 때문인지 근처에 지브리 샵이 있더라. 『 마녀 배달부 키키 』를 무척 좋아하는 동료가 있어서, 혹시 마음에 드는 게 있다고 한다면 사주려고 사진 몇 장을 찍었다. 일하는 분에게 사진을 좀 찍어도 되냐니까 안 된다고 거절할 삘이라, 잽싸게 동료에게 선물할 건데 마음에 드는 걸 물어보려 한다고 서둘러 설명을 했다. 찍어도 된다고 허락을 받은 뒤 사진을 찍었다.

 

 

 

 

최근 챗 GPT가 마구 그려줘서 난리던데, 둥글둥글한 지브리의 그림체와 달리 가격은 몹시도 뾰족뽀족하다. 제 정신이면 이 돈 주고 안 살 것 같은 가격이 붙어 있다. 게다가, 여기는 면세도 안 된다.

(나중에 안 건데, 어지간한 건 국내 구매 대행 업체를 통해 살 수 있더라. 그런데, 국내 대행 업체에서 엄~ 청 남겨 먹고 있었다. 현지에서 18,000원도 안 하던데 그걸 38,000원 받고 있었다. 게다가 국제 배송이라면서 배송비는 10,000원을 따로 받았다. 어지간하면 일본에 여행 가서 사들고 오는 게 낫겠다.)

 

 

근처에 맥주 파는 곳이 있어서 지역 한정 맥주를 주문했더니 사이즈를 물어본다. 가장 큰 걸로 달라고 했더니 1,400円이란다. 응, 그래. 응... 응?! 얼마? 1,400円? 14,000원? 맥주 한 잔에? 농협 하나로 마트에 가면 1.6ℓ 피처 두 개를 사고 남을 돈인데, 뭐?

 

가게 근처에 앉을 곳이 있어서 쓴 돈을 정리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태블릿 화면이 커서 PC용이랑 똑같이 나와도 될 것 같은데 뭔 기능 제한이... 마이크로소프트가 안드로이드용 앱을 진짜 더럽게 못 만든다. 하다 못해 Ctrl+1은 먹게 만들어 달라고!

 

 

《 빨래가 끝날 시간이 되어 돌아가는 길에 봤더니 그새 문을 닫았다 》

 

《 상대적으로 휑한 도고 온천 별관 》

 

빨래방의 세탁 & 건조기는 무척 만족스러웠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었고, 때도 확실히 지워져 있었다. 게다가 수건을 만져보니 뽀송뽀송하다. 편의점에 들려 맥주를 사서 돌아갈까 하다가, 일단 그대로 숙소로 향했다.

캐리어를 열어 짐을 정리하고, 다시 나가는 게 귀찮아서 남겨놨던 캔 맥주 하나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다가 이내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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