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라면, 일본에서는 라멘. 히라가나보다 가타가나로 쓰는 경우가 훨씬 많으며 ラーメン(라~ 멘)이라 씁니다. 아주 드물게 중화 소바(中華そば: 츄우카 소바)라 하기도 합니다만.
인스턴트 라멘은 대만계 일본인 안도 모모후쿠가 발명했습니다. 치킨 라멘이 세계 최초의 인스턴트 라멘입니다. 2018년 10월부터 2019년 3월까지 방송된 NHK 아침 드라마 『 万福(まんぷく: 만푸쿠) 』의 주인공이 안도 모모후쿠였습니다. 오사카의 이케다에 라면 박물관이 있습니다. 주변에 작은 공원이 있고 그 외에는 달리 볼 게 없는, 작은 시골입니다.
한국 최초의 라면은 삼양에서 1963년 9월에 출시했습니다. 출시하자마자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라면 시장 1위 자리는 당연히 삼양의 몫이었지만, 공업용 기름, 흔히 우지 파동이라 부르는 일이 터지면서 농심이 1위 자리를 빼앗은 뒤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습니다. 우지 파동은 농심의 공작이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만, 무엇이 사실인지는 알 수 없네요.
일본 식당에서 파는 라멘은 인스턴트 제품이 아닙니다. 면은 시중에서 판매 중인 것을 사용할 지 모르지만, 국물부터 건더기까지 전부 만들어서 제공합니다. 때문에 일본 사람들은 한국에서 라면을 주문했을 때 인스턴트 라면을 끓여 내놓는 것을 보면 많이 놀랍니다. 집에서도 먹을 수 있는 걸 왜 밖에서 돈 주고 사먹냐는 생각이 든다고 합니다.
일본 라멘은 국물을 내는 주 재료에 따라 시오(소금), 쇼유(간장), 미소(된장) 라멘으로 구분합니다. 세 종류 모두 짠 맛이 강해서 음식을 싱겁게 먹는 사람이라면 물을 부어 먹고 싶을 정도입니다.
일본 라멘에는 매운 맛이 전혀 없었습니다. 고추로 매운 맛을 내는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일본은 후추로 매운 맛을 냅니다. 때문에 매운 맛에 대한 감각이 아예 다릅니다. 한국에서의 매운 맛 열풍은 사실 상 캡사이신이 이끌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닙니다. 일본인들은 처음 겪는 맛이기 때문에 맵다는 느낌보다 아프다는 느낌에 가깝습니다. 일본에서 한식이 인기를 얻으면서 일본 라멘에도 캡사이신이 들어가고 있습니다.
일본은 편의점마다 고유의 컵라멘이 있습니다. 유명한 라멘 가게와 제휴하여 인스턴트 제품을 만드는데 슈퍼마켓과 편의점에 고루 납품하는 게 아니라 특정 편의점에만서만 살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입니다. 대부분 매운 라멘이라는 게 희한합니다.
이런 제품을 만들기 위해 라멘 회사의 개발 담당자들은 전국의 유명한 라멘 가게를 찾아 다닙니다. 상품화 했을 때 성공하겠다 싶은 가게가 있으면 사장을 설득해서 제품화합니다. 대부분의 유명 라멘 가게는 대를 이어 성업 중이기 때문에, 가게에서 만든 맛을 제대로 재현할 수 없을 거라며 거절한다고 합니다. 끊임없이 설득하고, 시 제품을 가지고 수정을 거듭해서 제품화한다고 합니다.
한국의 컵라면은 용기 뚜껑을 열고 스프를 직접 뜯어서 뿌려야 하지만, 일본의 컵라멘은 스프가 부어진 상태로 밀봉되어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라면을 먹을 때 토핑을 추가하는 경우가 흔하지 않습니다. 대신 김밥이나 만두 등 다른 음식을 같이 먹게 됩니다. 일본에서는 차슈(삶은 돼지 고기)를 더 넣거나 달걀을 추가하는 등, 라면에 들어가는 건더기 류를 추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혼자 식사하기 좋게 독서실 분위기로 인테리어를 꾸민 이치란 라멘이 크게 인기를 얻어 점포가 급격히 늘었지만, 지금은 인기가 한풀 꺾여 점포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라면을 먹을 수 있는 대표적인 식당이라고 하면 대부분 김밥천국을 떠올릴텐데, 김밥천국은 특정 회사의 상표가 아닙니다. 특허청에서 상표 출원을 거부하는 바람에 상표로 등록되지 못해 이름은 김밥천국이지만 운영 주체가 제각각인 상황이 만들어졌습니다.
일본에서 사들고 온 컵라멘 먹다가 갑자기 생각이 나서 주절주절 끄적거려 봤습니다. 반박 시 전부 네 말이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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