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우리나라는 대중 교통 노동자들이 파업만 했다 하면 무슨 중죄인 다루듯 한다. 갈무리한 기사 제목을 봐라. 「 발 묶인 시민 '불편' 」 ← 이거다. 불편에는 작은 따옴표까지 붙여놨다.
저 글 쓴 기자가 회사에서 월급 받지 못할 때 과연 「 연합뉴스 기사 작성 중단, 시민들 '불편' 」이라고 제목을 달까? 라는 생각을 해봤다.
나는 인천-서울을 버스로 왔다갔다 하며 출퇴근하지 않으니 그들의 불편함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10~20분도 아니고 한 시간 이상을 다녀야 하는데 그 많은 사람들이 죄다 지하철로 몰리니 모르긴 몰라도 엄청 불편하겠지. 하지만 내가 불편하지 않기 위해서 내 주변의 누군가가 부당한 대우를 참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 부당한 대우를 참고 살아야 하는 사람이 내 가족이 될 수도 있고 내 친구가 될 수도 있는 거다. 상황이 바뀌어 내가 될지도 모르고.
다니던 직장에서 일하지 않고 개긴(?)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파업이 쉬운 결정은 아닐게다. 더구나 언론은 왜 파업하는지에 대해 알아내고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는 파업으로 인해 불편하다는 시민들 인터뷰 따기에 급급하다. 여론은 점점 노동자를 등진다. 수차례 반복되어 왔기에 파업하는 사람들도 이미 알고 있을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업에 나서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일 거다. 그래서 난 삼화 고속 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한다.
너는 피해 입는 거 없으니 그런 소리하는 거 아니냐고 하신다면, 내가 즐겨 이용하는 업체나 서비스 등이 노동에 대한 부당한 대우를 이유로 파업한다면 역시나 지지한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예전에는 온통 부정적인 글과 욕 뿐이어던 댓글에서 지금은 희망이 보인다는 거다. 모든 사람의 생각이 나와 같을 수 없지만 저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그런 생각들이 공감 받는다는 건 세상이 점점 살기 좋아지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대기업 총수나 경영자가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하는지 모르지만 그들이 생산 현장에서, 영업 현장에서 손을 움직이고 발로 뛰는 사람들보다 얼마나 많이 일하기에 수 십 ~ 수 백 배의 급여를 받는지 역시 모르겠다. 나한테는 저런 일이 생길 리 없으니까' 라는 생각으로 모르쇠로 살다 정작 당하고 나서 후회하면 이미 늦는 거다. 다들 무슨 일이 닥칠지 모르니까 보험 들고 그러는 거 아닌가? 어렵게 고생하는 사람들을 응원하는 건 보험 가입보다 쉽다. 돈도 안 든다. 편법과 불법으로 일삼으며 어려운 이들 위에 군림하는 것들 편들지 말고 어렵게 살아가는 나와 내 친구들을 응원했으면 좋겠다. 그들이 어려울 때 내가 도왔기 때문에 내가 더 큰 도움을 받는 날이 틀림없이 올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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