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노리의 국산 RPG도 꽤 즐겼지만 가장 재미있게 했던 건 『 파랜드 택틱스 』 시리즈였던 것 같다. 『 이스 』 시리즈도 꽤 재미있었고.
20세기 말의 일본 RPG 게임에서 느낄 수 있는 감성 같은 게 있다. 요즘은 그런 게임이 없으니까 당연히 감성 어쩌고를 따질 수 없었는데, 유튜브에서 우연히 『 옥토패스 트래블러 2 』에 대해 알게 됐다. 영상을 보니 예전에 했던 게임과 비슷한 느낌인지라 흥미가 생겼는데 마침 체험판이 있더라고. 냉큼 다운로드 받아서 해봤다.
역시나, 예상대로, 딱 20세기 말의 그 감성이었다. 게임을 실행하면 언리얼 로고가 뜨기에 이 게임에서 언리얼 엔진을 쓸 일이 뭐가 있냐 싶었는데, 배경을 언리얼 엔진으로 그려낸 모양이다. 캐릭터는 도트 그래픽이고. ㅋ 세상이 좋아졌으니 큐포스켓 피규어를 실사 느낌으로 그리고 테두리를 굵게 처리해서 캐릭터를 등장시키면 만족도 100%일텐데, 아쉽다. 😑
아무튼, 세 시간까지 무료로 할 수 있다고 해서 틈나는대로 했는데 세 시간 채우는 건 일도 아니었다. 바로 툭~ 튕겨낼 거라 생각했는데 계속 게임이 되더라. 저장도 되고. 응? 게임을 끄지 않으면 이대로 계속 되는 건가? 켠왕 찍겠다고 덤벼들어 일주일 내내 안 끄고 하면 체험판으로 엔딩 볼 수 있는 건가? 😧
검색해보니 캐릭터마다 세 시간이라는 글이 있더라. 캐릭터가 여덟인데, 세 시간 씩이면 스물네 시간?
《 그럴 리가 없지. ㅋ 세 시간을 넘긴 채 조금 더 하려고 하니 바로 이렇게 뜨더라. 》
《 체험판에서 저장한 데이터는 정식 버전에서 불러와 이어할 수 있다. 》
한 번 엔딩을 보고 나서 두 번, 세 번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 게임은 그런 다회차 플레이어를 위한 특전 같은 게 없다고 한다. 보통은 엔딩을 한 번 보고 나면 무기나 옷 같은 걸 주기도 하는데 그런 게 전혀 없단다. 120시간 정도면 서브 퀘스트까지 모두 완료할 수 있다 그러고.
정가가 69,800원인데 게임 사서 엔딩 본 후 50,000원에 팔았다는 글이 보여서 당근 마켓을 뒤적거려 봤더니 실제로 5만 원 안팎의 가격으로 거래가 되고 있었다. 일주일 가까이 뒤적거려봤지만 매물이 없다. 판다는 사람 자체가 없더라. 인터넷에도 새 제품은 없고.
어렵사리 제품을 찾았다 해도 PS4用 제품이었다. PS5에 넣고 돌리면 자동으로 PS5用으로 업데이트가 된다지만 찝찝하잖아. 게다가 정가에 파는 곳도 거의 없다. 11만 원에 팔고 있어서 특별판인가 싶어 봤더니 일반판을 웃돈 받아 파는 거였다. 지독하고만.
결국 다운로드를 받았다. 되파는 건 물 건너갔지만 좋은 게임을 소장한다고 생각해야지, 뭐. 두 시간 정도 게임을 했다. PS5로 게임을 좀처럼 안 하게 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니, 모니터 한 대로 컴퓨터와 PS5를 왔다갔다 해서 그런 것 같다. 예전에는 컴퓨터 켜서 게임 접속한 상태로 모니터만 꺼두고 TV 켜서 PS로 게임을 하곤 했는데 지금은 그게 안 되니까.
아무튼, 120시간 정도 하면 충분하다는데 이제 다섯 시간 했다. 시간 남을 때마다 조금씩 즐겨야겠다.
《 간만에 『 원신 』 한 번 켜볼까 싶어 실행했더니 업데이트 파일 용량이 60GB를 넘어간다. ㄷㄷㄷ 》
내가 주로 뭔가를 질러대는 때는 잠에서 깨자마자 되시겠다. 이유를 모르겠는데 비몽사몽 간에 손전화를 붙잡고 이것저것 보다가 충동적으로 질러버리는 거다. 오늘도 그렇게, 아~ 무 계획없이 무선 충전기를 질렀다.
지금 가지고 있는 무선 충전기는 세 대. 하나는 아이슬란드에서 한국 판매 가격의 두 배 이상을 주고 산 EP-N5200T이고, 다른 하나는 슈피겐에서 나온 제품, 남은 하나가 소니 이어폰 사고 사은품으로 받은 싸구려 무선 충전기다. EP-N5200T는 2019년에 갤럭시 노트 10이 나오면서 사은품으로 풀었던 제품이니 4년 전 제품이지만, 최대 15W 충전을 지원하기 때문에 갤럭시 S23의 무선 충전 스펙을 만족시킨다.
https://pohangsteelers.tistory.com/1849
소니에서 받은 싸구려 녀석은 고속 충전이 안 되는 녀석인지라 이어폰 충전할 때 주로 쓰는 중. 문제는 슈피겐 제품인데, 이게 고장이 난 것 같다. 제대로 충전이 안 된다. 손전화를 올려 놓으면 충전 중이라고 뜨긴 하는데, 배터리 잔량이 늘어나지 않는다. 오래 썼기 때문에 버려야겠다 생각하던 중 10w 무선 충전기 두 대를 9,900원에 팔더라고. 냉큼 질러버렸다.
《 광고 아닙니다. 이거 많이 팔린다고 저한테 득될 게 1g도 없어요. 》
일요일에 도착할 확률이 81%라는데 말이 안 되잖아. 오늘 토요일인데 택배 회사에서 제품 수거하러 가나? 설사 간다 해도 내일은 쉴 거 아냐. 다음 주에나 오겠지, 뭐.
뭐, 충전기 없어서 손전화 못 쓰고 있는 것도 아니고. 때 되면 오겠지.
주말이니까 평소보다 한 시간 정도 일찍 들어갈까 싶었지만, 미친 영감탱이 볼 생각을 하니 명치 께가 찌르르~ 하니 아파 온다. 그 재수없는 면상을 보고 싶지 않다. 시간 외 근무고 나발이고, 안 한다. 시간 당 만 원 벌겠답시고 스트레스로 나 자신을 죽이고 싶지 않다.
환경이 변하면 나 자신을 바꾸는 사람이 있고 주위 환경과 사람들을 자신에게 맞추게 하는 사람이 있다. 예를 들어 아홉 시까지 출근해야 하는 회사에 다니던 사람이 이직하면서 여덟 시까지 출근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고 하자. 한 시간 일찍 일어나 출근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회사에 얘기를 하거나 영향력을 끼쳐 아홉 시부터 일하도록 만드는 사람이 있는 거지. 물론, 후자는 드문 경우다. 쉽지 않지.
아무튼, 주변 환경에 변화하려고 노력하는 건 나이 먹은 사람일수록 더 힘들기 마련이다. 익숙한 환경에서 더 오래 머물렀기 때문에 몸도, 마음도, 좀처럼 변하려 들지 않고, 막상 해야한다 생각해봐야 무척 어려운 거다.
지금 나와 갈등을 겪고 있는 영감탱이도 그런 경우가 아닐까 싶다. 다른 곳에서는 나이와 경력을 내세우며 거들먹거리고 본인이 대접 받는 걸 당연하게 여겼는데, 이곳으로 옮겨와보니 나처럼 나이와 경력을 무시하는 사람이 있다. 속이 터지겠지. 일이야 잘하든, 못하든, 내가 언제 입사해서 뭐가 어떻고 저떻고 하기 시작하면 다들 네~ 네~ 했는데, 나는 그래서 어쩌라고요? 하고 눈을 부라리니 환장할 지경이겠지.
나는 나대로 속이 터진다. 기본 업무도 못하면서 대접 받기를 바라고, 만날 자리 비우고 싸돌아다니면서 노력한다고 자신을 과대 포장하고 있는 꼴을 보면 말도 못하게 같잖다. 면전에 대고 꼴값 떨고 자빠졌다고 개망신을 주고 싶다. 그걸 간신히 참고 있는데 있는 말, 없는 말, 만들어내서 흠집내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스크루지는 하룻밤 꿈으로 개과천선했지만 현실에서는 그런 일이 있을 리 만무하지. 저 영감탱이는 옷 벗고 나가는 그 날까지 저 따위로 살 거라 확신한다. 어찌 되었든, 기존에 똥덩어리 두 개가 있었는데 하나가 추가되어 세 덩어리가 되어버렸다. 더럽고 냄새나니 빨리 피하는 게 상책이다. 근무지를 옮기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은데 언제 옮길 수 있으려나.
병원에 갔을 때 의사가 했던 '전투에서 이겨도 전쟁에서 지면 의미가 없지 않냐.'라는 말, 공감할 수 없다. 전쟁에서 질 것이 예상되더라도 눈 앞에서 치러지는 전투에서 비굴하고 싶지 않다. 리그 우승을 위해 이번 경기만 지라고 한다던가, 주력 선수들 쉬게 해서 힘빼고 가자라고 한다면 거기 응하겠는가? 절대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
나는 새벽 두 시에 오가는 사람과 차가 아예 없더라도 빨간 불이 켜지면 정지선에 맞춰 멈추는 사람이고, 저 영감탱이는 그런 나를 보고 속 터진다고, 융통성 있게 행동하라며 질알하는 존재다. 내가 볼 때에는 범법을 강요하는 거고. 그러니 타협 자체가 안 된다.
그냥, 자기가 할 일이나 제대로 하면 좋겠는데 일도 제대로 못하면서 고집은 더럽게 쌔서 기존에 하던대로 하라고 해도 다 자기 맘대로 벌려 놓는다. 그럼 내가 다시 일일이 고쳐놔야 한다. 파워포인트가 색칠 공부 스케치 북이라 생각하는 건지 알록달록 난리다. 가관이다, 하는 짓거리 보면. 하아... 슬슬 씻고 돈 벌러 갈 준비해야 하는데, 저 빌어먹을 영감 볼 생각을 하니 숨이 막혀온다. 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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