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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

2024년 11월 11일 월요일 맑음 (이불 빨래/전입 신고/보훈증 재발급/우체국... 정신이 없네)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4. 1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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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시에 깼다. 화장실에 다녀와 다시 잘 생각이었는데 잠깐 사이에 잠이 달아나 그대로 일어났다. 컴퓨터를 켜고 오늘 해야 할 일에 대해 순서를 정해봤다.

일단 보훈청에 가서 보훈증을 다시 발급받아야 한다. 모바일에 보훈증을 등록할 수 있다기에 하려 했더니 새 보훈증이 필요하단다. 삼성 페이 덕분에 지갑을 두고 다닐 때가 많은 때 그러다가 보훈증 혜택을 못 받은 적이 몇 번 있으니 그냥 두면 안 된다. 그전에 주민 센터에 가서 지금 주소로 전입 신고를 먼저 해야 하고. 
아홉 시 땡~ 하자마자 가는 건 좀 그러니까, 집에서 아홉 시에 출발해야겠다. ㅋ


우체국에 가서 고모한테 화장품이랑 약도 부쳐야 한다. 마트에 가서 맥주도 한 상자 사올까 싶다.

그렇게 이거 하고, 저거 하고, 혼자 머리 속으로 동선을 짜다가, 문득 이불 빨래를 한 지 오래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하여 여섯 시에, 밖이 아직 캄캄한데, 이불과 베개, 토퍼까지 싸 짊어지고, 빨래방으로 출발.

 




새벽이라 아무도 없을 줄 알았는데 세탁기 한 대가 돌아가고 있었다. 토퍼와 베개를 한 대에 넣고, 이불을 다른 한 대에 넣었다.

빨래방 옆에 무인 카페가 생겼기에 들어가봤다. 터치 스크린을 눌러 주문하는 방식이었는데 처음이라 망설이는 사이에 뒤에 들어온 사람이 먼저 주문을 한다. 먼저 써도 되겠냐고 물을 법도 한데, 그냥 들이댄다. 내 기준에 당연한 예의인데 무시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지적하면 꼰대라 오히려 화를 내니 싸우기 싫다면 그저 참는 수밖에 없다.

한~ 참 걸려 그 사람이 커피를 가지고 나갔고, 내가 주문을 했다. 1,800원 밖에 안 한다. 앞사람은 엄청 오래 걸렸는데 내 건 금방 나왔다.

 



자리에 앉으려는 순간, 후드 티셔츠의 모자 끈이 커피에 빠져 버렸다. 잽싸게 닦고 커피를 마신 뒤 빨래방에 와서 보니, 끈이 옷에 닿아 얼룩을 만들었다. 젠장... 집에 가자마자 빨아야겠다. 아이보리 색인데 안 지워지면 어쩌냐... (커피는 집에 있는 카누 캡슐로 내린 것보다 맛이 없었다. -ㅅ-)

 




먼저 돌아가고 있던 세탁기 안의 빨래 주인인지, 통화를 하면서 들어와 계속 떠든다. 다른 사람이 있거나 말거나 신경을 안 쓴다. 통화가 끝나자 스피커로 소리가 다 들리게 해 놓고 뭔가를 보고 있다. 일본어가 들린다.
무식해서 용감한 것들은 나이와 관계없이 존재하고, 어디에나 출몰하는고나 싶다. 노골적으로 쳐다봤는데 무시하는 건지 소리도 줄이지 않고 하던 짓을 계속 한다. 다른 사람이 있는 곳에서 혼자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걸 당연하게 여긴다는 게 참... (╯°□°)╯︵ ┻━┻

 



빨래가 끝나 건조기로 옮기려는데 베개가 터져 솜이 삐져 나오고 난리가 났다. 다행히 세탁망이 있어 세탁기 안이 솜으로 채워지는 대참사는 피했다. 예전에 30분을 돌렸더니 덜 마른 채 끝난 적이 있어 7분을 더 돌렸다. 베개와 이불, 토퍼를 빠는 데 24,000원과 두 시간을 썼다. 세탁소를 이용하는 것보다 나은 건가? 손전화 앱을 보니 수거해서 세탁, 건조를 한 뒤 갖다 주는 게 있던데 이 동네도 되려나? 깡촌이라 안 되겠지?

 




건조기에 표시되는 남은 시간이 15분인데, 급× 시그널이 왔다. 말 그대로 똥줄이 탄다. 아까 들린 카페의 출입문에는 변기가 막혀 당분간 쓸 수 없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큰 일이다.

빨래방이 있는 건물의 중앙 출입구 쪽으로 가봤지만 화장실은 보이지 않는다. 편의점에 가서 물어볼까 하다가 일단 빨래방으로 돌아왔다. 괄약근의 적극적인 방어를 뚫고 기어에 세상을 보겠다고 용을 쓰는 ×의 강력한 의지가 느껴진다. 빨래방이 있는 건물 뒤로 가봤더니 망한 스크린 골프장이 2층을 차지하고 있는 건물이 보였다. 혹시나 하고 들어가 봤지만 역시나 화장실은 보이지 않는다.

흉기를 든 범인의 목을 뒤에서 조르는 주인공의 심정으로, 괄약근에 온 힘을 주고 있었더니 다행히 조금 진정이 됐다. 하지만, 불이 완전히 꺼진 게 아님을 알기에 마음이 급했다.

 

건조기에서 종료 부저가 울리자마자 차에 옮겨 싣고 출발했다. 다행히 지리는 결말은 피할 수 있을 것 같다. ㅋㅋㅋ

 

안개가 말도 못하게 심한 걸 보니 오늘도 낮에는 따뜻할 모양이다. 10m 앞도 보이지 않아 안개등과 상향등을 켠 채 속도를 줄여 숙소로 돌아왔다.

화장실에 가서 급한 불을 끄고 나왔다. 옷에 묻은 무엇도 다 지워준다는, 이미 효과를 여러 번 본 적 있는 스프레이를 칙~ 칙~ 뿌린 뒤 물티슈로 마구 문질렀다. 지금까지는 완벽하게 지워졌는데, 커피 자국은 흐릿하게 남는다. 뭔가, 쌔~ 하다. 일단 세탁기에 넣고 세제는 커클랜드 걸로 선택했다. 이게 카포드보다 강력하다는 믿음이 있다. 제발 지워지기를...

 


 

베개에서 터져나온 솜을 주섬주섬 주워 담아 다시 채워 넣었다. 세탁기는 43분 남은 상태라고 표시되지만 물이 채워지는 동안 시간은 전혀 줄어들지 않는다. 즉, 실제로 남은 시각은 아니라는 거다. 하지만 저대로 두고 나가면, 최소 세 시간은 세탁기 안에서 굳어가고 있어야 한다. 빨래가 끝나면 널고 출발해야겠다.

 


 

빨래가 끝나 건조대에 널고 나서 출발했다. 주민 센터에 도착했는데 주차장이 없어서 깜딱! 놀랐다. 올라가는 길 한쪽으로 차가 잔뜩 주차되어 있기에 무슨 일인가 싶었는데, 주민 센터 주차장도 거의 꽉 차 있었다. 아침 시간에 이럴 리가 없는데...

게다가 삐딱하게 주차한 차들이 많아 주차 공간 몇 개는 놀고 있었다. 선 맞춰서 차 세우는 것도 못하면서 면허는 어떻게 딴 거야, 대체?

 


 

빈자리에 차를 세우고 안으로 들어가 전입 신고 어쩌고 하는 종이를 꺼내 작성을 마치고 번호표를 뽑았다. 이내 차례가 돌아왔는데 자가냐고 묻기에 회사 숙소라고 했더니 숙소 제공 확인서를 받아와야 한단다. 엥? 그게 뭐야? 처음 듣는데?

회사 동료들은 그냥 전입 신고했다고 들었다니까 아니라면서, 양식은 따로 없지만 회사 직인이 찍힌 서류가 있어야 한단다. 행정 담당하는 사람한테 얘기하면 알 거라면서.

안 된다니까 별 수 있나. 고개를 갸우뚱하면서도 번호표 뒤에 끄적끄적 적고 있는데 "어? ○○○○?" 하더니, ○○○○을 가지고 있냐 물어보더라. 없다고 했더니 옆에 있는 아저씨한테 뭔가 물어보고 나서 원래는 ○○○○이 있어야 하는데 이번에는 그냥 해주겠다며, 컴퓨터를 또닥거린 끝에 스티커를 뽑아 주민등록증과 운전면허증에 붙여 주었다.

 


 

다음은 보훈청. 내비게이션에 찍고 나서 안내대로 달려 보훈청에 도착했다. 이전한 지 얼마 안 된 모양인지 깔~ 끔하다. 재발급 안내가 되어 있기에 그쪽으로 가서 서류를 작성해서 사진과 같이 제출했다. 써낸 전화번호와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번호가 다르다기에 등록된 번호로 해달라 했다. 어째 7979는 스팸용으로만 쓰게 되는 것 같다.

이어 주소가 다르다기에 오기 전에 전입 신고를 했다니까 전산에 반영될 때까지 하루, 이틀 정도 걸린다면서, 새 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등본 같은 게 필요하다더라. 주민등록증 뒤에 붙인 스티커를 보여줬더니 그대로 주소를 입력하고, 전산과 달라 직접 찍었다면서 확인해 달라고 한 뒤 PIN 번호를 입력하라고 해서 그리 했다.

 

잠시 후 새 보훈증이 바로 발급됐다. 주차 정산까지 해주셔서 인사하고 나왔다. 10분 정도 걸렸던 듯 하다. 내비게이션에 이마트를 찍고 출발. 가는 도중에 운전을 ×× 같이 하는 것들을 많이 봐서 살포시 짜증스러웠다. 보지도 않고 들이미는 1톤 트럭에 받힐 뻔하기도 했고. (╯‵□′)╯︵┻━┻

 


 

마트에 도착했는데 주차를 시도하던 차가 앞, 뒤로 몇 번을 들락날락 하더니 결국 포기하고 다른 자리를 찾아간다. 왜 저러나 싶어 봤더니, 옆 차가 운전석 쪽을 주차 라인에 잔뜩 붙여서 주차했더라고. 아줌마가 벌벌 떨면서 주차를 시도하다가 포기한 모양이다. 냉큼 그 자리에 차를 세웠다.

맥주가 있는 곳에 갔는데 박스 째 팔지도 않고, 직원도 보이지 않아서 그냥 카트에 적당히 담았다. 계산을 마치고 차에 박스를 옮겨 싣고 나서 출발. 도서관에 왔다 갔다 하면서 지나다닌 길로 가고 싶지 않아서, 다른 길을 선택했다. 오랜만에 티맵 대신 아이나비 앱을 썼고. 그나저나, 요즘 아이나비 앱 쓰는 사람이 있긴 할까?

 


 

집에 도착하니 열두 시 반이 넘었다. 냉장고에 사들고 온 맥주를 몇 개만 넣고 나머지는 탁자 밑에 늘어놨다.  손전화로 모바일 보훈증까지 신청해서 발급 완료. 오늘 해야 할 일은 우체국에 다녀오는 것만 남았다. 대충 밥 먹고, 우체국에 다녀온 뒤 낮술이나 마시고 일찌감치 자야겠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설치고 다닌 덕분에 꽤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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