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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  행 』

2015 간사이 - 23 : 에이칸도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5.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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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계획한 일정

 


실제 움직인 경로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077 - 01 : 출발합니다!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078 - 02 : 인천 공항 → 간사이 공항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079 - 03 : 니시 쿄 고쿠 종합 운동장(교토 상가 vs 주빌로 이와타)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080 - 04 : 키요미즈데라(청수사)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081 - 05 : 우타노 유스 호스텔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082 - 06 : 토롯코 열차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083 - 07 : 호즈강 급류 타기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084 - 08 : 토게츠 교(도월교)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085 - 09 : 마쓰오 신사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086 - 10 : 료안지(용안사 - 석정)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087 - 11 : 킨카쿠지(금각사)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088 - 12 : K's House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089 - 13 : 후시미이나리(여우 신사)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090 - 14 : 교토 역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091 - 15 : 니조조(이조성)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092 - 16 : 교토 국제 만화 박물관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093 - 17 : 교토 고쇼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094 - 18 : 키요미즈데라(청수사)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095 - 19 : 교토 리치 호텔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096 - 20 : 산쥬산겐도(삼십삼간당)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097 - 21 : 긴카쿠지(은각사)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099 - 22 : 철학의 길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100 - 23 : 에이칸도(영관당)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101 - 24 : 난젠지(남선사)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102 - 25 : 도톤보리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103 - 26 : 다카라즈카(데즈카 오사무 기념관)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104 - 27 : 덴포잔 대관람차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106 - 28 : 덴포잔 산타 마리아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107 - 29 : 난바 워싱턴 호텔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108 - 30 : 귀국




그렇게 철학의 길을 걸어 난젠지를 향해 갔다. 이정표대로 가는데도 이 길이 맞나? 싶을 정도로 애매한 길이 나왔는데... 중국인 관광객 세 명이 뭔 절 입구 앞에 진짜 없어 보이는 표정으로 쭈그리고 앉아 있더라.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지나치려고 했는데... 여긴 어디지? 하고 궁금해지는 거다.




어디인지도 모르면서 일단 사진부터 찍고... 안 쪽을 스윽~ 보니... 매표소가 있다. 관광지가 맞긴 맞는 모양인데... 일단 가보자 싶어 걸음을 옮겼다. 표를 사고... 안으로 들어갔다.




매표소를 지나자마자 오른쪽에 기념품 가게가 나오기에 쫄랑쫄랑 가서 가방을 맡아줄 수 있느냐고 번역기로 물었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손전화 화면을 쳐다보시던 아주머니께서 아! 하더니 코인 라커가 있다며 안내해준다. 그냥 저리 가라 해도 될 것을 밖으로 나와 코인 라커 앞까지 데리고 간다. 산쥬산겐도와 마찬가지로 100엔 넣고 잠궜다가 열쇠로 열면 동전이 반환되는 시스템이다. 기념품 가게 반대 쪽에 있는데 잘 안 보인다. 아무튼 매점 아주머니 덕분에 코인 라커에 가방을 넣고 안 쪽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갔다.








안에는 예닐곱 명의 사람 뿐이었는데 다른 관광지와 달리 바글바글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아니라서 정말 좋았다. 다들 조용히 앉아 정원을 보거나 일행과 조용히 대화를 나누는데... 와~ 정말이지, 이게 힐링이구나 싶더라.




녹차 자판기가 있었는데 무료다. 찬 녹차와 뜨거운 녹차를 선택할 수 있다. 옆에 있는 작은 그릇을 자판기에 놓고 버튼을 누르면 녹차를 받아 마실 수 있다. 다 마신 그릇은 직접 씻어 원래 있던 자리에 두면 된다. 이것도 참 맘에 들었던 시스템이다. 혼자 온 여행객 몇 몇이 여기서 녹차를 받아 정원 보며 망중한을 즐기고 있는데 그 모습이 참 보기 좋더라. 그래서 나도 슬쩍 한 바퀴 둘러본 뒤 녹차 한 잔 하면서 여유를 부렸다.











1100D도 내 수준에 넘치는 아웃 포커싱 능력을 보여주었는데 100D는 더 훌륭하다




인 포커싱도 시도해보고. ㅋ










장애인들도 휠체어 타고 관람할 수 있도록 엘리베이터도 설치되어 있고 턱도 없다. 일본은 이런 게 참 잘 되어 있다. 선천적 장애인보다 후천적 장애인이 훨씬 많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정작 자신에게 불행이 닥치기 전에는 몸이 불편한 사람들 생각을 안 하기 때문에 장애인들이 살기 참 힘든 나라를 만들고 있다.













나는 어렸을 때 마루가 있는 집에 살았었다. 집 주소를 아직도 기억한다. 경상북도 포항시 인덕동 E-187호. -ㅅ-   화장실이 집 밖에 있었는데 바닥에서 높이 올라와 있는 구조라서 힘겹게 올라가기 귀찮아 수돗가에 오줌 싸고 그냥 가는 바람에 엄마님한테 찌린 내 난다고 만날 혼났었다. 마당에는 사과 나무와 감 나무도 있었고 연탄 보관하는 창고도 있었다. 그 집에 마루가 있었다.

무척이나 거대했다. 그 집이 지금 남아 있어서 갈 수 있다면(진작에 헐리고 지금은 그 자리에 아파트가 들어 서 있다) 에? 이렇게 작았다고? 할 게 뻔하지만... 어린 내 기억 속에는 분명 굉장히 큰 마루였다. 그 마루에 책을 깔아 도로를 만들고 그 도로 위로 장난감 자동차를 달리게 하며 놀았다. 낮잠 자는 아버지 옆으로 가 팔 베고 누워 있다가 같이 잠들기도 했고 생일이면 거기서 친구들과 밥 먹고 뛰어 노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아무 것도 모르고 들른 에이칸도에서 어렸을 때 살았던 마루 있는 우리 집을 떠올릴 수 있었다. 사람이 많아 떠밀리듯 구경해야 했다면 그런 호사를 누릴 수 없었겠지만 관광객이 손에 꼽을 정도였기에 바닥에 주저 앉아 그래, 이 느낌이야! 하고 신나할 수 있었다. 에이칸도, 교토 최고의 수확이다.















여기가 가을 단풍 시즌 최고의 포토 존이라고 한다




여행 정보


  • 정식 명칭은 젠린지이지만 7대 주지였던 에이칸 율사의 업적을 기리는 의미로 에이칸도(영관당)라 부릅니다. 에이칸 율사는 무료로 환자를 치료하고 구휼에 힘써 존경을 받은 분이라고 하네요.

  • 본존으로 모시는 아미타여래상은 국가 중요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습니다(그래서 촬영 금지입니다. 저는 아무도 없을 때 혼자 봤습니다만 찍지 말래서 안 찍었습니다.). 다른 불상과는 달리 고개를 왼쪽으로 크게 꺾고 있는데요. 전설에 따르면 에이칸 율사가 아미타여래상의 주위를 돌며 염불을 외고 있을 때 여래상이 불단 아래로 내려와 율사를 선도하며 걷기 시작했다 합니다. 깜짝 놀란 율사가 어찌할 바를 몰라하자 여래상이 고개를 돌려 뒤를 보며 느리군! 이라 꾸짖었다 합니다. 그 모습이 그대로 굳어졌다고 하네요. 뭐, 전하는 얘기입니다.

  • 에이칸도는 단풍의 명소로 알려져 있습니다. 평소 대인 기준 600엔의 입장료를 받고 있지만 단풍 시즌에는 1,000엔입니다. 우리 돈으로 대충 계산하면 10,000원이 됩니다. 우리나라에서 10,000원 받고 입장 시켜주는 절을 알고 계신가요? 없을 겁니다. 에이칸도는 그렇게 비싸게 받을만한 풍경을 품고 있습니다. 다만... 저는 사람들로 미어 터지는 가을의 에이칸도 보다는, 조용해서 고즈넉한 분위기를 즐기기 딱 좋은 봄이나 겨울의 평일 어느 날을 추천합니다. 뭐, 가을 단풍 철에 안 가봐서 하는 말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다른 블로거 분들의 사진을 보니... 단풍은 참으로 절경이나 그 수많은 인파는... 차라리 단풍을 포기하고 마루 바닥에 앉아 멍 때릴 수 있는 여유를 선택하겠습니다.

  • 여러 가이드 북 중 오사카 쪽은 이 책이 최고다! 하는 게 『 클로즈업 오사카 』인데요. 이 책에서는 에이칸도를 너무 눈에 안 띄게 소개해놨습니다. 거기에다 별도 달랑 세 개(난젠지가 넷인데!). 뭐, 사람마다 다른 게 당연하겠습니다만은... 누군가 제게 교토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곳이 어디냐 물으신다면 저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에이칸도를 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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