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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  행 』

2020 안면도 여행 4. 안면도 수목원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0.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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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다다다 쏟아지던 비가 거짓말처럼 차에 오르자마자 투둑~ 투둑~ 으로 바뀐다. 이 정도면 비가 간절한 지역에 돈 받고 방문해서 강수량 늘리는 걸 업으로 삼아도 될 것 같다. 아오...




  • 다음으로 갈 곳은 조각 공원.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아기자기한 볼거리들이 있다고 한다. 통영의 남망산 조각 공원 같은 분위기일까? 일단 가보자.

  • 내비게이션의 안내대로 갔더니 목적지 근처라며 오른쪽의 오르막 길로 빠지라고 한다. 그런데 그 오르막 길이, 도저히 차로 갈 길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시골 농로로 들어가는 길처럼 보이는 거다. 좁고, 가파르고.   아닐 거야, 여긴.
    그냥 지나쳐 크게 한 바퀴 빙~ 돈 뒤 다시 시도했지만 역시나. 이건 아니다 싶어 결국 조각 공원에 가는 건 포기했다. 바로 다음 목적지로 변경. 안면도 자연 휴양림이라고도 불리는, 수목원으로 향했다.


(다녀온 뒤 검색해보니 자연 휴양림이랑 수목원은 지도 상의 위치가 다르다. 내가 헷갈리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T^T)


  • 입장료가 있을 거라 생각도 못했는데 돈을 내야 하는 곳이었다. 과자 한 봉지도 사지 못할 정도로 저렴한 금액이긴 하지만 돈을 낸다는 생각을 미처 못 했기에 당황했다. 내부에 숙박 시설을 갖추고 있어서 숙박하려고 방문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더라고. 숙박인지 방문인지 물어보더라. 구경하러 왔다고, 한 명이라고 얘기하니까 충남도민인지 확인을 한다. 주소지가 충남으로 되어 있으면 무료 입장이 가능한 모양. 안내문을 보니 국가 유공자 얘기도 있어서 유공자증을 스윽~ 내밀며 쓸 수 있냐고 여쭤봤다. 입장료와 주차료가 면제란다. 감사합니다, 아버지.

2020년 11월 기준으로 입장료는 1,000원입니다. 성인 기준이고요. 어린이는 반 값이 채 안 됐던 걸로 기억합니다. 주차비를 따로 내야 하는데 3,000원입니다. 경차는 50% 할인. 군인은 입장료가 20% 할인 됩니다. 충남도민과 국가 유공자는 입장료와 주차비 모두 면제!

  • 원래는 안에서 해야 하는데 그냥 입구에서 하겠다면서 QR 코드 찍는 것과 발열 체크를 매표소에서 했다. 카카오 톡을 이용해서 QR 코드 체크 인을 해왔으니까 카카오 톡을 실행했는데 갑자기 인증을 받으란다. 한 달에 한 번은 인증을 받아야 한다네? 인증 번호가 금방 문자로 도착하긴 했지만 번거로웠다. 매표소 쪽에는 지붕이 없었기에 이 모든 일들이 진행되는 동안 차 안으로 비가 고스란히 쏟아져 들어왔다. 비 오는 날을 감안해서 매표소 쪽에 지붕을 설치하면 좋을 것 같다.




입구는 이렇게 생겼다. 열감지 카메라가 체온 측정 중이라고 쓰여 있지만 거~ 짓~ 말~



사진 찍으라고 쥐알만한 의자도 갖다 두고. ㅋㅋㅋ



입구 근처 뿐만 아니라 여러 곳에서 장승을 볼 수 있었다.



찍을 때에는 그저 모양을 냈다라고만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까 공룡 모양인지도...


  • 교토의 유명 관광지인 킨카쿠지(금각사)에 가면 리쿠슈노마츠라는, 600년 된 소나무가 있다. 금박 입힌 건물에 눈이 돌아가 안 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에는 그 나무도 유명한 거라고 알려져 일부러 보는 사람들이 많은 모양. 뭐, 일본 여행 자체가 안 되는 시기이긴 하지만. 아무튼... 그 소나무와 뭔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 사진을 찍었는데 핑크 뮬리 있는 곳의 나무들을 보니 일부러 공룡 모양으로 깎은 게 아닌가 싶더라.




솟대 모양의 장식물들도 나오고


고즈넉해서 산책하기 좋은 길이었다.






별을 꿈꾸는 나무란다.




땅에 떨어져 잔뜩 쌓여있는 낙엽이 예술이다, 진짜.


인위적으로 만든 것보다 이런 자연적인 게 훨씬 감동을 준다. 예전에는 일부러 단풍 보러 다니는 걸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나이 먹으니까 일부러 다닐만 하고나 싶다.





손전화 카메라 성능이 아무리 좋다 한들, 줌은 아직 DSLR 못 따라간다. 갤럭시 S20+의 30배 줌이 이 정도.



약간만 당겨 찍는 건 나쁘지 않다.



산에서 올라오는 물안개 같은 게 멋있어서 찍었는데 송홧가루 날리는 것처럼 찍혀서 실망. つ´Д`)つ



차 살 때 받은 우산을 처음 쓴 날. 하나 더 달라고 해볼까나... ㅋ



동백 꽃이 예쁘게 피었습니다.



산책로에 빨갛게 물든 나무가 한 그루 있는데 그 아래에 낙엽 쌓인 게 정말 멋있었다.


바람이 불거나 새들이 앉으면 나뭇잎 몇 개가 팔랑팔랑 떨어지는데 나무 아래에 저렇게 쌓여 있는 게 절경이었다.





사진에서도 냄새가 나는 것 같다. 딱 예상하는 그 냄새, 그 습함. ㅋ




아무도 없는데 습하고 그러니까 좀 무서웠다. ㄷㄷㄷ









자란이 짜란~ ……… 죄송합니다. ╥﹏╥   (구기자인 줄 알았는데.)



보자마자 든 생각은 '여기도 핑크 뮬리... 에라이...' 였다.





하지만 실제로 보니 예쁘긴 하더라. 사람들이 환장하는 이유가 있고나 싶었다.






하이라이트는 여기!



아산원 되시겠다.



들어서자마자 와~ 하고 멈춰 섰다. 돈 있으면 이렇게 지어놓고 살고 싶다고 생각한, 딱 그런 모습이었다.






아침에 일어나 툇마루에서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는 집이라...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진다.




장지문은 모두 닫혀 있었다. 열면 안 되는 건가? 그렇다면 잠겨 있거나 손대지 말라고 쓰여 있을텐데...

조심스럽게 문고리를 잡아당겼더니,





책을 볼 수 있는 공간이 나타났다. 어린이들이 보기에 좋은 책들이 대부분이긴 했는데 저런 공간이 있다는 것 자체가 기분 좋은 일이다. 그저 밖에서 경치만 보는 게 아니라는 게 특히 좋았다. 온돌이 후끈하게 달궈져 겨울에는 더욱 더 매력적인 공간.



  • 교토에 가면 항상 에이칸도(영관당)에 갔다. 지금은 제법 알려져서 한국인들도 꽤 많이 가지만 처음 갔을 때만 해도 중국인 약간을 제외하면 관광객이 거의 없었다. 근처에 있는 긴카쿠지(은각사)나 난젠지(남선사)에 비하면 유명하지 않은 곳이니까. 하지만 일본에서는 단풍 보는 명소로 알려져 가을에만 입장료가 일곱 배 가까이 오를 정도로 유명한 장소이다. 내가 저 곳을 좋아하는 건 나무로 된 툇마루에 걸터 앉아 느긋하게 정원을 보면서 여유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인데 아산원이 딱 그랬다. 한동안 툇마루에 앉아 멍~ 하니 비 내리는 걸 보고 있는데 그게 그렇게 좋더라.

  • 현대 그룹에서 만들어 기증하고 고 정주영 氏의 호를 따 아산원이라 이름을 지었다더라. 딱 살고 싶은 곳, 내가 꿈꾸는 풍경을 안은 집이었다.

  • 별 생각없이 방문했는데 의외로 규모가 커서 제대로 즐기면서 보려면 서너 시간은 필요할 것 같았다. 그저 '나 거기 가봤어.' 할 요량으로 간 거라면 한 시간 정도 대충 걷다 말겠지만, 이런 곳은 최대한 여유있게 천천히 보는 게 좋다. 나는 두 시간 정도 걸렸는데 반도 못 본 것 같다.

  • 툇마루에 올라가려고 신발을 벗었더니 양말이 젖어 있었다. 어쩐지 찝찝하더라니. 더 걸으면 신발에서 찌걱찌걱 소리나는 대참사를 겪게 될 것 같아 슬슬 숙소에 들어가기로 했다.




커다란 나무 뿌리에 뭐라고 써붙여놨기에 봤더니 얼마 전의 태풍에 쓰러진 나무라고 한다. ㄷㄷㄷ





2020 안면도 여행

 01. 프롤로그

    └ https://pohangsteelers.tistory.com/2141

 02. 안면도 가는 길

    └ https://pohangsteelers.tistory.com/2145

 03. 안면암 부교

    └ https://pohangsteelers.tistory.com/2146

 04. 안면도 수목원

    └ https://pohangsteelers.tistory.com/2147

 05. 에코앤힐링 게스트하우스

    └ https://pohangsteelers.tistory.com/2148

 06. 원산안면대교

    └ https://pohangsteelers.tistory.com/2149

 07. 원산 해수욕장

    └ https://pohangsteelers.tistory.com/2150

 08. 고남 패총 박물관

    └ https://pohangsteelers.tistory.com/2151

 09. 새만금 홍보관

    └ https://pohangsteelers.tistory.com/2152

 10. 에필로그

    └ https://pohangsteelers.tistory.com/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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