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서는 먹는 것도 꽤 중요하다. 이번 안면도 여행에서 노리고 있었던 건 새우 구이. 조개 구이도 먹고 싶었지만 조개 구이는 확실히 혼자 먹기 어려운 음식이다. 뭐, 돈만 있음 먹을 만큼 먹고 남기면 그만일테지만.
안면도는 새우나 조개보다는 게에 특화된 동네. 대부분이 꽃게를 다루는 식당이었다. 역시나 혼자 먹기에는 조금 버거운 음식. 결국 안면도에서는 제대로 된 밥을 먹지 못했다. '서산 휴게소에서 회전 초밥 먹을 걸...' 하는 후회가 될 정도.
숙소에서 뒹굴거리며 그냥 올라갈까, 어디라도 한 군데 더 들릴까 고민을 했다. 한~ 참을 고민하다가 내린 결론이 군산. 숙소를 잡아놓고 한 군데, 두 군데 정도 유명한 곳에 갔다가 저녁에 새우 구이를 먹으면 되겠다 싶더라고. 하지만 숙소를 알아보다 보니 또 고민이 됐다. 안면도에 있는 게스트하우스야, 뭐... 평일이기도 하고 비도 오니까 찾는 사람이 없을 만 하다. 하지만 군산은 언제 가도 관광객이 많은 동네. 숙소라는 게 연속성(?)이 있어서, 처음부터 도미토리에 묵으면서 적당히 불편함에 익숙해지면 다음 날에 도미토리를 또 이용하는 데 거부감이 없지만, 첫 날 혼자 숙소를 쓰게 되면 다음 날 좀처럼 도미토리로 넘어가기가 어렵다. 그랜저 타다가 스파크로 넘어가기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라는 개똥 철학. 그런 이유로, 군산에서의 숙소도 고민 끝에 모텔을 골랐다. 안마 의자까지 있는, 제법 비싼 방. 게스트 하우스라면 이틀, 사흘 정도 묵을 수 있는 금액이지만 과감히 질렀다.
그리고 나서 군산을 향해 출발. 오~ 래 전에 군산 여행을 한 적이 있기에 그 때 가지 않았던 곳을 떠올렸고 지도를 보니 새만금이 괜찮은 것 같아 새만금 홍보관을 찍고 안내에 따랐다. 지방 국도를 달리다가 서해안 고속도로로 넘어갔는데 계속 국도로 가도 충분히 좋았을 것 같았다. 一자로 쭉! 뻗은 도로를 달리는데 왼쪽은 논, 오른쪽은 바다. 우주의 엄청남에 비하면 정말 하찮기 짝이 없는 인간이라지만, 그 하찮은 인간들이 벌인 엄청난 짓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남쪽으로 내려온 탓인지 트럭들이 많지 않아서 크루즈 모드로 두고 편하게 달릴 수 있었다. 가는 도중 화장실 시그널이 왔는데 참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잔뜩 조이며 목적지에 도착. 잽싸게 안으로 뛰쳐들어가 화장실부터 이용하면 안 되겠냐고 하는데 발열 체크하고 방문자 기록부터 하라고 난리다. 급기야 앉아 있던 여직원 두 명이 뛰어 나오면서까지 안 된다고 막는다. 건물 밖에 화장실이 있으니 거기를 이용하라고. 뒤돌아 나가 헤매고 있으니 손짓으로 화장실 위치를 알려준다. 주차장 뒤 쪽에 화장실이 있더라. (그 분들 입장에서는 꽤나 놀라셨을 듯. 죄송합니다. 너무 급해서... -ㅅ-)
만수위 댐이 수문을 다 열고 방류하듯 쏟아내고 나니 살 것 같다. (ᇴ‿ฺᇴ)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 방문자 기록을 하고 있으니 체온을 쓰란다. 방금 전에 측정한 체온이 기억나지 않아 다시 측정.
별도의 입장료는 없고, 3층으로 올라가 내려오면서 구경하면 되는 시스템이었다.
와... 한국에서 이렇게까지 쭉! 뻗은 도로를 볼 줄이야. 가는 길에 지났던 AB 방조제도 멋졌는데 여긴, 뭐...
이것저것 끌어다 갖다 붙이다보니 정감록까지 언급하는 모양이다. 시작부터가... 어째 한심하다.
아무 문제없는 국책 사업을 환경 단체 따위가 딴지 걸어 지연됐다는 투로 써놓은 것처럼 느껴졌다.
수많은 사람들이 모두 찬성하면 그보다 좋을 수 없겠지만 반대가 있다면 반대하는 이유를 들어보고, 그들의 불만을 이해하면서 잘 설득하고, 그들이 제기하는 문제가 타당하다면 해결하려고 노력을 해야지. 거짓말하고 조작해서 감추고 쪼잔하게 소송 걸어대고. 그래놓고 홍보관에서 징징거리는 것 같아 영 보기 안 좋았다.
2001년부터 20년 동안 수질 개선 사업을 하고 있는데도 새만금 안 쪽에 갇혀 있는 물은 썩고 있는 게 현실인데 환경 단체가 괜한 딴지를 걸었다는 식으로 홍보관에 끄적거려 놓아서야 될 일이냐고. 게다가 담수화가 최종 목표라면서 자꾸 바닷물 섞는 게 뭐하는 짓인지. 영상 참조 → https://www.youtube.com/watch?v=f95DvELnX0U
김제랑 만경에서 한 글자씩 따와서 김만인데 순서를 바꿔 만김이 되고 김을 금으로 읽으면서 앞에 새를 붙인 거란다.
평일이라 한적해서 좋았는데 여기서도 아저씨, 아줌마 떼들이 낄낄거리고 떠드는 통에 살짝 짜증이 났다.
일본과 네덜란드의 예를 들어놨더라. 지나쳤을 뿐이지만 홋카이도에 가면서 아키타도 봤더랬지.
3층에서 길을 따라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2층으로 내려가게 되는 구조였다. 더 볼 게 없을 것 같아 앞에 보이는 쭉 뻗은 길로 가면 군산까지 갈 수 있냐니까 그렇다고 한다. 일찌감치 숙소에 가서 안마도 받고, 간만에 블소나 좀 해야겠다 싶어 걸음을 재촉했다.
- 가다보니 길이 정말 예뻐서 사진을 찍지 않을 수 없었다. 33㎞가 넘는 긴 길이다보니 중간에 휴게소가 여러 군데 있더라. 서울에서도 아침 일찍 출발한다면 당일 코스로 드라이브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었다. 한국에서는 이런 길을 볼 수 없다 생각했는데, 아이슬란드도 생각나고 그러더라.
2020 안면도 여행
01. 프롤로그
└ https://pohangsteelers.tistory.com/2141
02. 안면도 가는 길
└ https://pohangsteelers.tistory.com/2145
03. 안면암 부교
└ https://pohangsteelers.tistory.com/2146
04. 안면도 수목원
└ https://pohangsteelers.tistory.com/2147
05. 에코앤힐링 게스트하우스
└ https://pohangsteelers.tistory.com/2148
06. 원산안면대교
└ https://pohangsteelers.tistory.com/2149
07. 원산 해수욕장
└ https://pohangsteelers.tistory.com/2150
08. 고남 패총 박물관
└ https://pohangsteelers.tistory.com/2151
09. 새만금 홍보관
└ https://pohangsteelers.tistory.com/2152
10.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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