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 포장일기 』649 2023년 04월 08일 토요일 맑음 (저리 늙지 말자/할 일은 많은데 하기가 싫다) 두 달 됐나? 다른 곳에서 일하던 큰 선배 한 명이 내가 일하는 곳으로 왔다. 30년 가까이? 넘게? 아무튼 퇴직까지 2년 정도 남았다 하니 엄~ 청 선배다. 나이도 상당히 차이나고, 경력도 그렇고, 아무튼. 입사해서 지금까지 가구 만드는 일만 해온 사람(예를 들자면 그렇다는 거지, 실제 업무가 그렇다는 건 아님)인데 퇴직을 앞두고 집 짓는 파트(예를 들자면 그렇다는 거임)로 옮겨온 거다. 둘 다 나무를 다룬다, 베고 다듬고 끼워 맞춘다 등, 하는 일이 비슷하긴 하지만 엄연히 다르다. 2주 정도 우리 일을 배운 뒤 업무에 투입이 되었는데, 당연히 일이 서툴다. 그러니 저 양반 뒤에 근무를 들어가면 별에 별 뒤치닥거리를 다 하게 된다. 문제는, 실력이 부족해서 실수하는 게 아니라 엄벙덤벙하기 때문에 실수하.. 2023. 4. 8. 2023년 03월 29일 수요일 맑음 (노욕/떠나고 싶다) 20대 때부터 알고 지내던 선배가 갑자기 일 잔 하자고 해서 약속을 잡았다. 시간에 맞춰 씻고 나갈 준비를 했다 생각했는데 조금 늦었다. 곱창에 소주 일 잔 했는데 최근에 소주를 마셨다 하면 필름이 끊어지는지라 원 샷 하지 않고 끊어 먹었다. 일 잔 마시고 나서 꼬박꼬박 물 마시고. 소주 두 병을 비우고 나니 19시 40분. 선배는 간단하게 소주 일 잔 하고 맥주 한 잔 더 하는 그림을 생각했을텐데, 내가 집에 가서 축구 보겠다 해서 그냥 헤어졌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나도 참 제멋대로고나, 그런 나랑 어울려주는 사람들에게 잘해야겠다, 뭐, 그런 생각을 했다. 아무튼 만난 지 한 시간 만에 헤어져서 돌아왔다. 술 마시면서 이번에 승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 부서장이 자기 앞으로 상 챙겼다는 얘기.. 2023. 3. 29. 2023년 03월 26일 일요일 맑음 (화가 쌓여 있다) 지난 금요일. 돈 벌러 가기 전에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왔다. 다녀오던 중 차에 받힐 뻔 했다. 횡단보도에서 보행 신호가 들어와 왼쪽을 봤더니 모닝 한대가 오고 있었다. 안 멈추고 그냥 지나가는 경우가 많아 멈춰 있었더니 아니나 다를까 그냥 지나가더라. 그 뒤에 흰 색 SUV가 따라오고 있었는데 당연히 멈출 줄 알았다. 그래서 자전거를 타고 횡단보도에 진입했는데 안 멈추고 계속 오다가 내 앞에서 급 정거하더니 빠앙~ 하고 크락션을 울렸다. 급 정거로 그쳤다면 째려보고 지나갔을 거다. 하지만 크락션 소리를 듣자마자 머리 꼭대기까지 화가 솟았다. 빠앙? 빠아앙? 보행 신호에 횡단보도로 밀고 들어와놓고 빠앙? 운전석 문을 열고 멱살 잡아 끌어내리고 말겠다는 생각 밖에 없었다. 자전거를 내던지고 운전석으로 뛰어.. 2023. 3. 26. 2023년 03월 16일 목요일 맑음 (비겁한 ㅺ/여행 후유증) 3월 2일, 그러고보니 벌써 2주나 지났네. 아무튼. 저 날, 성과 상여금 등급을 통보 받았다. S, A, B, C, D 등급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나는 C를 받았다. S나 A를 받을 일이 없다는 건 확신하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한 게 있으니까 B는 나올 줄 알았다. 그런데 기어코 C를 줬더라. 마침 밥 먹으면서 술 한 잔 하고 있을 때였기에 이걸 소재로 잠시 주절거렸다. 그렇게 술 마시고 집에 들어와 컴퓨터 앞에 앉은 채 일 잔 더 하고 있는데 짜증이 확~ 나는 거다. 결과에 수긍할 수 없으니 나대로 조치를 취하겠다고 답장을 했다. 다음 날 일어나서 문자 보낸 걸 보고 잠깐 후회했다. 그냥 참을 걸 그랬나 하고. 하지만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니고, 부서장이 공정하지 못한 평가를 한 게 의심되는 상황이니까.. 2023. 3. 16. 2023년 03월 04일 토요일 맑음 (내가 정상이 아닌 걸까) 10년도 더 된 것 같은데, 같이 일하는 선배와 다툼이 있었다. 교대 근무 중이었고 나는 대부분의 교대를 그 선배와 했다. 그 사람 이후에 근무를 하게 되는 패턴이었는데 일을 어찌나 엉망진창으로 해놓는지, 수습하면서 받는 스트레스가 엄청났다. 대문자로 써야 하는 걸 소문자로 써놓고, 어디에는 1, 어디에는 일, 어디에는 하나, 통일되지 않고 중구난방으로 써놔서 그 ㅺ를 생각하며 출근하는 것 자체가 엄청나게 짜증스러웠다. 몇 번 얘기했지만 자기가 선배랍시고 내가 가르치는 건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던 건지, 아니면 원래 그 모양이었던 건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대놓고 그 사람이 싫다는 티를 냈다. 얼마 후 인수인계를 하기에 건성으로 듣고 있었더니 사람이 말하면 눈을 보라며 화를 버럭 내더라. 말 같.. 2023. 3. 4. 2023년 03월 03일 금요일 맑음 (성과 상여금/비행기 수하물) 지난 해 1월에 여기로 와서 팀장님이랑 단 둘이 밥 한 번 먹었고, 전부터 알고 지내던 선배, 후배와 밥 먹은 게 두 번. 같은 팀의 사람들과 밥 먹은 건 저렇게 세 번이 전부다. 1년 넘도록. 밥 먹자는 사람도 없었고 회식 자리는 일부러 피했다. 다른 팀 사람들과 교류도 거의 없었고. 어제 일하고 있는데 팀장님이 저녁에 밥 먹자고 하더라. 같이 일하고 있던 다른 사람들과 같이. 퇴근하고 나서 약속한 고깃집으로 가서 밥 먹고 있는데 문자 메시지가 왔다. 성과 상여 등급이 C라고 알려주더라. 하... C라... S, A, B, C, D 등급으로 나뉘는데 누군가가 S 등급을 받으면 다른 누군가는 D 등급을 받아야 한다. S 등급과 D 등급은 거의 두 배 가까이 차이나고. 그래서 어지간하면 S와 D는 나오지 .. 2023. 3. 3. 이전 1 ··· 21 22 23 24 25 26 27 ··· 109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