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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650

2023년 02월 14일 화요일 흐림 (창고가 필요해/버리지 못하는 병) 어제 낮 근무를 마치고 퇴근하려고 차에 올라 엔진이 예열되는 동안 손전화를 봤더니 친척 누나한테 카카오 톡이 와 있었다. 아들이 전역하면 서울에서 학교를 다녀야 할 것 같은데 지금 내 짐이 차지하고 있는 방을 써야 할 것 같다고, 짐을 빼던가 상자에 넣어 베란다로 옮겨 줄 수 있겠냐는 내용이었다. 물 한 방울 없이 고구마를 쑤셔 넣은 기분이었다. 백령도에 들어갈 때까지만 해도 내 짐은 i30에 다 들어가는 수준이었다. 상륙한 후 ㅇㅌ의 반 지하 방에 들어가면서부터 살림이 늘기 시작, ㄱㅈ ㅇㅍ로 옮길 무렵에는 1톤 트럭에 짐을 실어야 했다. 2년 조금 넘게 산 뒤 ㅍㅌ으로 이사 갈 때에는 3.5톤인가? 아무튼 상당히 큰 트럭이 필요했다. 거기서 ㅍㅎ의 고모 댁으로 짐을 옮길 때에도 큰 트럭을 이용했고. .. 2023. 2. 14.
2023년 02월 11일 토요일 흐림 (숙취/카페/희한한 이 동네 당근) 크랜베리 주스를 싸게 판다기에 덜컥 샀는데 단 맛이 아예 없어서 그냥은 마시기가 어렵더라고.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칵테일로 많이 먹는다기에 앱솔루트랑 토닉 워터를 샀더랬지. 주스 둘에 앱솔루트 하나, 거기에 토닉 워터 둘 정도 넣으면 된다더라고. 그렇게 2:1:2 비율로 만들어서 젓가락으로 대충 저어 마셔봤더니 엄청 쓰더라. 도수 센 술에 쥐약인지라 이건 안 되겠다 싶어 토닉 워터 더 타고, 주스 더 타고 하다보니 그럭저럭 먹을만 했는데 이걸 칵테일이라 불러도 될지 모르겠다. 아무튼, 어제 맥주 네 캔 마시고 나서 술이 떨어져 앱솔루트 한 잔 넣고 토닉 워터 반에 주스 잔뜩 넣은 걸 만들어 마셨다. 그럭저럭 마실만 해서 금방 한 잔 다 마시고, 두 잔째 만들어 마시다가 졸음이 몰려와 그대로 누웠는데 그 졸.. 2023. 2. 11.
2023년 02월 06일 월요일 맑음 (교보문고/주절주절) 자정이 다 되어서야 잠이 드는 게 보통이었는데 몇 년 전부터는 22시가 되면 자야 한다는 강박에 휩싸인다. 여덟 시간은 자야 한다는 생각이 머리 속에 가득하기 때문이다. 깊게 잠들지 못하는 몸이라는 걸 아니까 새벽에 깨는 시간을 감안해서 일찌감치 자리에 눕는 거다. 그런데 최근에는 늦게 자는 날이 부쩍 많아졌다. 오늘도 마찬가지. 눈꺼풀은 점점 내려앉고 하품 하느라 입이 쩍쩍 벌어지는데도 자정이 넘어서야 잠이 들었고, 여전히 새벽에 몇 차례 깼으며, 아침 일찍 눈이 떠지자 그대로 일어나버렸다. 쉬는 날이니까 언제든 잘 수 있다는 마음 때문에 그게 가능해진다. 《 자기 전에 알람이 울려 봤더니 서울에서 누가 로그인을 시도했단다. 허... 》 지금 살고 있는 집은 네 개의 주차 공간이 있는데 한 개가 무용지.. 2023. 2. 7.
2023년 02월 03일 금요일 맑음 (체해서 죽다 살아남) 통영에 다녀온 뒤 남은 시간을 빈둥거리며 보냈다. 정말 아~ 무 것도 안 하고 빈둥거렸다. 평소보다 늦은 시각에 잠이 들었고 아침에 일어나 언제나처럼 라면을 두 개 끓였다. 다 끓인 라면을 먹으려 하는데 뭔가 쌔~ 하다. 평소 같으면 빨리 입에 넣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을텐데 뭔가 먹고 싶지 않은 기분이다. 기분과는 달리 배가 고프니까 김치를 곁들여 부지런히 밀어 넣었다. 그리고 나서 컴퓨터 앞에 앉아 퍼져 있는데 어째 기운이 영 좋지 않다. 체한 것 같다. 급히 먹지도 않았는데. 처음에는 느낌 뿐이었는데 점점 명치 께가 뻑~ 뻑~ 하게 아파온다. 100% 체한 거다. 보일러를 켜고 방바닥을 덥혀 놓은 상태였기에 방바닥에 누웠다. 그렇게 한 시간 정도를 잤는데 몸 상태가 더 안 좋다. 침대로 올라가 다시 .. 2023. 2. 3.
2023년 01월 26일 목요일 흐림 (뭔가 안 좋은 날)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다섯 시 40분에 알람을 맞춰 놨더랬다. 지금은 여섯 시 20분에 맞춘다. 40분 차이지만 그 40분이 굉장히 크다. 아침 일찍 일어나 돈 벌러 가서 열 시간 내내 앉아 일하는 건 여전히 힘들지만, 아침에 40분 늦게 일어나는 쪽의 부하가 확실히 덜 걸린다. 오늘은 알람이 울리기 전에 눈이 떠졌다. 호다닥 씻고 주섬주섬 챙겨 1층으로 내려갔다. 차에 올라 시동을 거는데 브레이크에서 발이 금방 떨어져버렸다. 시동 버튼을 누르고 엔진의 떨림이 느껴질 때까지는 1초? 2초? 정말 짧은 시간이지만 그 짧은 시간을 채우지 못하고 너무 일찍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고 말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굉장히 찝찝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시동이 제대로 걸리지 않았다. 다시 시동 버튼을 누르니 부르릉~ 하고 시동.. 2023. 1. 27.
2023년 01월 25일 수요일 맑음 (얼어 죽는 줄/도서관/낮잠) 설 연휴 마지막 날이 가장 춥다더니, 냉큼 말을 바꿔 오늘이 더 춥단다. 이런 날은 밖에 안 나가는 게 상책인데 문제는 도서관에 책을 반납해야 하는 날이라는 것. 캄보디아 여행 가겠답시고 관련된 책을 싹 긁어왔는데 그걸 오늘까지 반납해야 한다. 지하철 타고 갔음 싶지만 다녀오면서 다른 도서관에 들러 책을 빌려야 하기에 자전거 말고는 방법이 없다. 꽁꽁 싸맨 채 충전된 배터리를 들고 아래로 내려갔다. 자전거의 자물쇠를 푸는데 꽝꽝 얼어 뻣뻣하기 그지없다. 내리막에서 속도를 붙인 뒤 쭉 뻗은 길을 냅다 달리는데 목에 칼이 박히는 느낌이다. 엄~ 청 춥다. 지퍼를 목 언저리까지 적당히 올린 탓이다. 신호가 걸려 잠시 멈췄을 때 잽싸게 턱 아래까지 지퍼를 끌어올렸다. 도서관에 도착하니 마스크 안은 입김이 물로 .. 2023.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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