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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스트하우스를 처음 이용한 게 2009년이었을 거다. 그 때 제주도에서 예하 게스트하우스에서 묵은 게 첫 경험이었다. 당시만 해도 게스트하우스라는 개념이 완전히 도입되지 않았던 때라 제주도에도 게스트하우스가 두 개 밖에 없었다. 외국인 이용자가 절대 다수였기 때문에 예약 홈페이지도 영어로 운영 중이었고.
그러다 게스트하우스가 전국에 퍼지기 시작, 이제는 어지간한 동네에서는 다 이용이 가능하게 됐다.
게스트하우스마다 장, 단점이 다르기 마련인데 시설이 뛰어나거나 깔끔해도 스태프들이 건성으로 사람을 대하거나 하면 절대 좋은 점수를 줄 수 없다. 반면에 아무리 친절하다 한들 시설이 너무 낡거나 더러우면 그것도 영. 그런 측면에서 슬로비 게스트하우스는 최고의 숙소였다. 시설도 깔끔했고 스태프들도 말도 못하게 친절했다.
하루 묵는 데 20,000원이면 충분했는데 이게 아침 밥을 포함한 가격이다. 보통 게스트하우스에서 제공하는 아침 밥이라 하면 시리얼과 우유 정도, 좀 넉넉하게 인심을 쓴다 하면 토스트 정도가 되기 마련인데 슬로비 게스트하우스에서는 밥을 준다. 김가루 묻힌 밥과 너댓 개의 반찬이 같이 나온다. 먹고 싶은 만큼 떠 먹으면 된다. 토요일 아침에는 따로 설거지 해달라는 부탁이 없었는데 일요일에는 설거지를 해달라 하시더라. 어려운 일이 아니니까, 내가 사용한 그릇이니까, 기분 좋게 설거지를 마쳤다.
경치도 일품이다.
바로 앞이 바다. 물이 깨끗하다고 할 수는 없다. 쓰레기도 꽤 떠 있고. 하지만 감성으로 즐기는 거지. ㅋ
저 노란 오리는 꾀죄죄한 것이 어째 안스럽더라. ㅋ 흔들 의자는... 멀미 났다. -ㅅ-
옆에 별도의 뒤집힘 방지 장치 같은 게 없는 카약이었다. 괜찮을까?
네일베에서 검색하면 맨 위에 뜬다. 평일과 주말 구분없이 하루에 20,000원이다. 여자 도미토리의 경우는 19,000원 받는 날도 있는 것 같다. 가족실이나 2인실도 있어서 가족 단위로 오는 사람들도 꽤 있는 것 같았다.
주차는 여섯 대까지 가능한 것 같다. 다만 숙소에서 운영하는 픽업용 다인승 차량이 있으니 숙박하는 사람들의 차는 다섯 대까지일까? 첫 날 새 똥 테러를 당했는데 다음 날은 다행히 아무 일 없었다. 카페 외부의 수도를 이용해 세차를 해도 된다고 하셨는데 물에 염분이 섞여 있다고 미리 알려주시더라.
1층은 카페인데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자유롭게 쓸 수 있었다. 외부에서 산 음식물을 가지고 들어가서 먹는 것도 가능.
소주를 4,000원에, 맥주를 5,000원에 팔고 있었다. 술 값은 다소 비싸다고 생각한다. 근처에 편의점이 없으니 숙소에 들어가기 전에 미리 장을 보는 것이 좋겠다.
한 사람이 만 원을 내면 파티에 참가할 수 있는데 날마다 있는 건 아닌 모양이다. 금요일 저녁에는 진행되지 않았고 토요일 저녁에만 진행이 됐다. 남자 여섯에 여자 하나였다. ㅋㅋㅋ
김밥, 떡볶이, 족발, 회 등을 준비해주신다. 술은 각자 구입해서 먹는 시스템이고. 음식 양이 부족할 것 같았는데 먹어보니 절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남더라. 게다가 23시 무렵에 마무리하고 23시 30분에는 자리를 정리해달라 하시기에 그 때까지 먹을 수 있을 것 같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수다 떨면서 먹고 마시다보니 금방 23시가 되더라.
숙박을 하게 되면 카약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물이 빠졌을 때에는 도구와 장화를 빌려 갯벌 체험도 할 수 있다. 가성비 최강의 숙소인 것 같다.
젊은 남자 스태프, 여자 스태프 모두 무척 유쾌한 분들이었다. 말투에 흥이 묻어난다. 나이가 좀 있어 보이는 어머님도 무척이나 친절하셨다. 밥 부족하면 더 먹으라 말씀해주시고. 사람이 좋아서 시작한 일인데 사람 때문에 상처 받고 힘들어한다는 말을 건너 건너 전해 들었는데, 좋은 사람들 만나면서 즐거운 일만 있으셨으면 좋겠다.
뭐, 주절주절 떠드느니, 다음에 통영 가면 무조건 또 저기 간다는 말로 정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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